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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서문(로저 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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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로저 올슨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로저 올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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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신학의 재구성에서 포스트모던 해체까지




이 책은 스탠리 그렌츠(Stanley J. Grenz)와 나의 공동 저작으로 1992년에 IVP에서 낸 『20세기 신학』(20th -Century Theology: God and the World in a Transitional Age)을 개정한 것이다. 원래 계획은 몇 장을 추가해서 20주년 기념판을 내려고 했던 것이, 계획이 바뀌어서 독자들이 지금 보는 것처럼 이전 책에서 가져온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완전히 다른 책이 태어났다. 


많은 사람이 “그렌츠-올슨”(Grenz and Olson)이라고 부른 『20세기 신학』 은 현대 신학에 관한 교과서와 참고서로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수많은 사람이 읽으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바라건대) 즐거움을 누렸 다. 1992년에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Christianity Today)로부터 신학 분야 의 최우수 도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그 책을 현대와 동시대 신학에 관한 과목들의 여러 부분에서 기본 교과서로 사용해 오면서 일부 단점들을 발견했다. 그렇기 때문에 IVP에서 그 책을 개정하여 20주년 기념판을 내자고 제안했을 때 기꺼이 응한 것이다. 장점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 책은 최신 정보의 보충과 개선이 필요했다. 


이전 책과 이번 책의 출판 사이에, 공저자였던 스탠 그렌츠가 2005년에 55세의 나이로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나는 그가 IVP로부터 편집을 의뢰받은 현대 신학에 관한 책에 한두 장을 쓰지 않겠냐고 나에게 전화한 1990년의 그날을 결코 잊지 못한다. 스탠과 내가 친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가 루터파 신학자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Wolfhart Pannenberg)의 지도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뮌헨을 떠난 지 일 년이 지난 다음에 나도 판넨베르크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는데, 우리 둘을 아는 한 친구가 우리를 연결해 주었다. 스탠은 뮌헨에서의 생활과 판넨베르크 밑에서 공부하는 것에 관하여 나에게 전화로 자세히 알려 주며 아주 큰 도움을 주었다. 미국에 돌아온 나는 미네소타주 수폴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내가 신학을 공부했던 신학교에서 첫 교수직을 맡은 상태였다. 나는 아내와 딸과 함께 몇 달 동안 그곳에 머물며 다시 미국 생활에 적응했다. 이후로 스탠과 나는 깊은 친분을 쌓았다. 


나는 스탠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도, 그와 나 둘이서 책 전체 를 쓰자고 당차게 제안했다. 그는 동의했고, 그 후의 일은 다들 잘 알고 있다. 우리는 『20세기 신학』이 한 저자의 책처럼 읽히도록 노력했는데, 둘 다 생각하는 방식이나 글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우리 둘은 서로 손발이 잘 맞아서, 1994년에는 IVP의 『신학으로의 초대』(Who Needs Theology? An Invitation to the Study of God)를 함께 저술했다. 1990년 이후 스탠과 나는 미국종교학회(American Academy of Religion)의 전국 연례 모임에서 매번 같은 방을 썼고, 서로 사는 곳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특히 스탠과 그의 가족이 캐나다 밴쿠버로 이주했을 때도—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정말 충격이었으며 형제를 잃은 것 같았다. 


이 모든 일로 인해 『20세기 신학』의 개정판 저술은 고통인 동시에 기쁨 이었다. 내가 쓴 장은 물론 스탠이 쓴 장을 모두 다시 쓸 때는 내가 불충(不忠)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기도 했다. 이 개정판의 계획 가운데 일부는 가장 최근까지의 현대 신학 논의들을 다루는 것이었다. 또한 나는 독자들, 특히 학생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읽히도록 노력했다. 『20세기 신학』은, 그 책에 대한 한 비평가의 말처럼, 마치 우리에게 무엇인가 증명할 것이 있는 것처럼 읽힌다. 당시 젊고 미숙한 신학자였던 스탠과 나는 그 책을 저술하며 논평가들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개정판이 스탠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는 이 책을 기뻐하며 미소를 보낼 것이다. 그의 손길이 이 책 전체에 퍼져 있는데, 『20세기 신학』 에 있는 그의 자료 가운데 일부가 사용된다는 점에서, 또한 그가 나에게 미친 영향면에서 그러하다. 


『20세기 신학』을 잘 아는 독자들은 이 개정판에 (제목 외에도)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음에 주목할 것이다. 먼저, 개정판은 19세기 신학에 관한 많은 새로운 자료들로 시작한다. 이것은 IVP 편집자들의 제안을 따른 것이었다. 또한 나는 여전히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지난 시대의 중요한 현대 기독교 신학자들에 관해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19세기 신학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20세기와 21세기의 신학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에 관한 내용과 포스트모던 신학에 관한 내용의 장들을 더한 결과로 분량이 크게 늘어났다. 둘째,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가 달라졌다. 『20세기 신학』의 주제는 하나님의 초월과 내재였다. 그것은 스탠의 생각이었고, 나도 당시에는 그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일부 신학자들의 경우 끼워 맞추고 있다고 느끼기도 했는데, 그 주제가 모든 경우에 자연스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이 개정판의 새로운 주제가 나에게는,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이 늘어난 점을 고려할 때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새로운 주제는 현대성과 그에 대한 신학적 대응들이다. 누구나 복음의 상황화에 관해 말하지만, 대개 그것은 복음을 비서구 문화에 통합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가장 영향력 있는 (라틴 아메리카를 포함한) 서구 신학자들이 어떻게 복음을 현대성과 통합했는지 혹은 그렇게 하지 않았는 지를 다룬다. 즉 어떤 이들은 현대성을 반대하고 거부했다. 하지만 현대성 을 반대하고 거부한 이들조차 현대성의 영향을 받았다. 


어느 책에도 빈틈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의 두드러진 빈틈은 비서구권 신학이 빠졌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기독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 기독교 공동체도 학문적으로 뛰어난 신학들을 점점 더 많이 양산해 내고 있다. 하지만 서구 선교사들로부터 현대성에 관한 영향을 받았거나 지도 교수들이 유럽이나 북미에서 공부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현대성을 신학에 통합시키려 하지 않으며, 물론 이것이 잘하는 것일 수도 있다. 현대 신학은 단지 어제와 오늘의 신학이 아니다. 현대 신학은 현대성이라는 문화적 정신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신학이다. 이 책에서 기술하고 분석하고 평가하는 신학자들은 모두 적어도 명목상으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점 외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그들이 모두 계몽주의와 과학 혁명에서 유래한 문화적 맥락인 현대성과 씨름했다는 사실이다. 같은 시기(19세기부터 21세기에 들어서기까지)의 다른 신학자들이 있는데, 그들이 이 책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마도 현대성과 씨름하지 않았거나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는 그들의 영향력과 지명도가 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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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위한 연구와 저술에 여러 해가 걸렸다. 원고는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썼는데, 고맙게도 베일러 대학교가 안식년을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기회를 준 베일러 대학교와 트루엣 신학교 당국에, 또 최소한 2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구 과정에서 동료와 학생들에게 받은 도움과 관심과 지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무엇보다 나의 아내 베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은데, 아내는 내가 막 쓰고 있던 단락이나 쪽을 마치기까지 자주 참고 기다려야 했다. 또한 강의 조교인 브랜든 모건과 재 레드 패터슨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그들은 내가 쓴 장들을 읽으며 서문 개선할 부분을 제안하고, 또 내 지식이 부족한 부분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특히 포스트모던 신학에 관한 장들에서는 모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이 책을 나의 형 릭에게 헌정한다. 그는 대부분의 형 들처럼 나의 어린 시절을 아주 힘들게 만들었지만(빙그레 웃으며 하는 말이다), 우리 아버지가 서서히 약해지고 돌아가신 후로는 아버지 역할을 했다. 릭은 정말 비범하며 나보다 현명하고 개인적・영적・지적 차원의 모든 문제를 함께 의논할 만한 상대다. 세상이 만약 그의 뛰어난 상식과 타고난 지적 능력을 접할 수 있다면 좀더 나은 곳이 될 것이다.  




2012년 대강절,

텍사스주 웨이코에서

로저 올슨




* 이 글은 『현대 신학이란 무엇인가』,IVP(2021)의 서문을 발췌한 것입니다.



IVP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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