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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위대한 숲에서 나무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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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 『하나님의 선교, 세상을 바꾸다』 크리스토퍼 라이트 | 정효진 옮김 
글_홍정표 (외국인유학생선교회 대표)


올 가을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4차 로잔대회를 앞두고 출간된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신간 『하나님의 선교, 세상을 바꾸다』는 무척이나 큰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제3차 로잔대회에서 “케이프타운 서약” 작성을 주도하고, 로잔 운동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그런 그의 이번 신간은 한국 교회에, 그리고 한국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나에게 ‘선교’의 의미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더욱 확신할 수 있게 한다.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전작 『하나님의 선교』와 『하나님 백성의 선교』(이상 IVP)가 선교라는 ‘숲’을 보도록 큰 관점을 그려 주었다면,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선교의 숲뿐만 아니라 나무 하나하나까지 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성경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우리의 정체성과 사명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누구이고, 또 왜 여기에 있는가?”(p. 19) 이 질문에 답하려면 독자는 먼저 선교라는 숲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숲을 보고 나무를 봐야, 그 나무가 그 숲에 존재하는 목적을 온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의 첫 장에서 선교적 성경 해석학을 다루며, 읽는 이로 하여금 성경이 나타내는 선교의 큰 맥락을 살피도록 한다. 구약학자이면서 선교학자인 그가 성경을 통해 알리는 선교의 큰 맥락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저자는 선교라는 단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 전체를 봐야 하며, 특히 구약성경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저자의 의도대로 성경 전체를 큰 숲으로 보기 시작했다면, 독자는 그 숲이 거대한 7막(창조-반역-약속-그리스도-선교-심판-새 창조)의 위대한 드라마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저자는 성경의 이 위대한 이야기가 우리의 삶에도 역시 동일하게 존재하는 위대한 드라마임을 알린다. 그는 “성경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는 ‘성경 안에’ 있다!…성경은 우리가 속해 있는 이야기다”(p. 82)라고 강력하게 외치면서, 독자에게 ‘그 숲속의 그 나무’로 살아갈 것을 도전한다.


그러면 그 숲속의 위대한 스토리 안에서 그 나무로 살아가는 방식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위임령을 통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것을 논하는 부분에서 저자의 확고한 선교적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주되심 아래서 이루어지는 ‘총체적 선교’가 곧 하나님 나라 복음의 중심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총체적 선교’가 이루어지는 세 개의 주요 영역인 ‘교회’, ‘사회’, ‘창조 세계’ 안에 다섯 가지 선교의 표지를 결합시키며, 이를 지켜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노력이란 첫째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교회를 세우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일, 둘째 긍휼한 마음으로 사역하고 하나님의 정의를 세상 가운데 온전히 세우며 사회를 섬기는 일, 셋째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만물에 대한 청지기적 책임감으로 창조 세계를 관리하고 돌보는 일이다.


이 책은 서문에서 밝히듯이 저자가 수년간 선교에 관해 생각하고, 읽고, 쓰고, 설교한 내용을 세 개의 강의로 압축한 후 책으로 펴낸 것으로,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선교관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저자는 결국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숲, 위대한 선교 스토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교회의 존재 목적을 명확하게 알린다. 이와 더불어 교회가 갖는 선교의 사명은 모든 개인이 동일하게 가져야 하는 사명임을 잊지 말라고 우리를 일깨운다. “선교는 하나님의 온전한 교회를 이루는 모든 구성원들의 삶 전체를 규정하는 존재 양식이다”(p. 224).


많은 이들이 한국 교회의 위기를 말한다. 어지럽고 혼란스러울 때일수록 우리가 붙잡아야 할, 그리고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알아야 위기에서 벗어나 건강한 교회로 회복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우리에게 주신 명령을 잘 지키는 것이다. 그럴 때, 저자가 말하는 교회의 부르심의 끝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이루어지는 ‘새 창조’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계 21:5)라는 말씀이 자연스럽게 마음속에 가득 들어온다. 그러니 우리는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라”(엡 4:1)는 말씀처럼, 위대한 하나님의 선교의 숲에서 나무로서의 사명을 합당하게 행하며 살아야 한다.


책을 덮으며 나는 다시 숲으로 향한다. 거기 마땅히 내가 서 있어야 할 선교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나무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말이다.

IVP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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