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인생을 사는 지혜 - 카르페 디엠(조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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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영민
책 『오늘을 사는 이유』오스 기니스 지음
저는 오스 기니스를 좋아합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으며 그가 펼치는 논리를 따라 책을 읽어 가는 일은 언제나 행복한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표작『소명』(IVP)을 비롯해 그의 저서 대부분을 읽으며 누렸던 즐거움 때문에 이 책『오늘을 사는 이유』(IVP)도 기대감으로 펼칠 수밖에 없었고, 역시 같은 만족과 기쁨을 누렸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카르페 디엠'을 이해하는 귀납적 여정
저자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라틴어 구호를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이론과 실제를 이야기합니다. '현재를 잡아라!'로 주로 번역되는 이 표현을 이 책은 '오늘을 살라!'로 옮깁니다. 시간과 관련한 많은 경구를 인용하며 시작되는 책 서두는, 시간 개념이 모든 인류에게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누구에게나 또는 언제나 동일하게 이해되지는 않았음을 보여 줍니다. 저자는 시간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들이 그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이해하게 할 뿐 아니라, 각자의 인생에서 오늘 내리는 선택도 다르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변증가이자 사회비평가답게 일반 기독교 서적들과 다른 방식, 더 귀납적인 방법으로 이 주제를 심화합니다.
저자는 오늘날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은연중 신봉하는 '연대기적 시간관'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현대적이라 불리는 이 연대기적 시간관 때문에 현대인이 시간으로부터 얼마나 소외되었는지를 시계라는 근대의 문물을 통해 설명합니다. 현대의 시계는 '손안의 신'입니다. 저자는 시계의 특징을 정확성과 조정과 압력으로 설명하며, 이것이 인간의 자유를 확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유를 억압하고 우리가 만드는 것들의 의미를 놓치게 한다고 역설합니다. 현대인들 대부분 연대기적 시간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유를 잃고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오늘날 교회가 살아야 할 '하나님 앞에서 걷는 삶'
이제야 저자는 나올 듯 나올 듯 나오지 않았던 책 전체 화두 '카르페 디엠'의 정의를 들려줍니다. 이 부분은 직접 책을 펼쳐 읽으셔야 합니다! 이 한 문장을 위해 역사 전체를 조망하며 길고 아름다운 논리를 펼쳐 왔으니까요. 책의 마지막 부분은 오늘날 교회가 이 세상 속에서 언약적 시간관에 입각한 '카르페 디엠'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들려줍니다.
아주 중요한 결론, 그보다 더 매력적인 과정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결론은 직접 읽어 보기를 권하며,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조금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너무 빨리 결론을 묻지 않기를 바랍니다. 물론 결론이 아주 중요하긴 하지만,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그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서양과 동양의 지혜가 담긴 수많은 경구를 제시하고, 경구의 의미를 설명하며 시간이라는 주제의 다양함을 다루고, 그러한 시간을 바라보는 인류사의 흐름에서 성경이 말하는 언약적 시간관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건너뛰고도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성도의 시간관에 곧바로 다가갈 수 있지요. 효율적 글쓰기로 치면 불필요한 것 같은 내용이 많아 보이는 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만약 이 책을 그렇게 '효율적'으로 읽었다면, 당신은 이 모든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저자를 따라 진지하게 걸었을 때 하게 되는 "아하!"의 탄성은 경험하지 못할 겁니다. 또한, 이 책의 시작이며 결론인 '오늘을 살라!'(카르페 디엠)라는 메시지 역시 그리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 겁니다. 결론만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라!'와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만약 저자와 함께 이 책에서 펼치는 논리를 차근차근 밟아 결론에 이르렀다면, 그 과정을 걸었던 당신에게 이 결론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는 망치와도 같을 것입니다.
진정한 '오늘'을 사는 성도와 교회를 위하여
한국기독학생회(IVF)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전공했고 효창교회, 내수동교회, 분당우리교회에서 13년간 청년 사역을 했다. 2014년 12월부터 성산동에 있는 나눔교회 2대 담임목사로 목회중이다. 아내 한영미와 딸 수아, 아들 원영이와 함께 하나님 나라인 지역교회를 꿈꾸며 사역하고 있다. 저서로 『교회를 사랑합니다』(좋은씨앗), 『읽는 설교 룻기』, 『소망의 복음, 요한계시록』(죠이북스) 등이 있다.
*이 글은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