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질병, 약해짐 속에서
‘인간’을 다시 질문한다
조한진희(‘다른몸들’ 활동가), 백소영(『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저자),
최의헌(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추천
■ 책 소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아버지와 저자인 딸의 동행기. 이 동행에서 “아버지도 살고 나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해석학’이다. “‘어떻게 삶을 해석해 낼 수 있느냐’가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돌봄의 방식과 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질문한다. ‘아버지는 왜 정처 없이 밖을 배회하는가’ ‘대소변 실금에 대한 혐오는 정당한가’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지배 질서는 무엇인가.’ 이는 결국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이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철학·신학·사회학을 경유해 ‘인간’을 다시 질문하는 “생존의 해석학”적 작업이다. 지난한 일상에 두 발을 딛고 철학적 사유를 펼치는 몸짓이다. 그 치열하고도 유쾌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 출판사 리뷰
약해진 아버지와의 동행, 변화를 향한 여행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아버지와 합가한 후, 저자가 경험하고 사유한 바를 담은 책이다. 삶을 함께하면 여러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밖을 배회하는 아버지 이야기, 합가한 가족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 요양 보호사와 케어센터 이야기 등 새로운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동행하는 삶은 그 ‘새로운 세계’ 속에서 서로를 바꾸는 삶이다. 저자 역시 아버지와 동행하며 알츠하이머에 대한, 약해진 자들에 대한 생각과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 변화의 과정이 책에 정직하게 담겨 있다.
‘인간’을 논하거나 돌봄을 이야기하는 글은 많지만,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곁에 있는 자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음을 보여 준다. 몸으로 통과하며 쓴 글은 이토록 진실하며 단단하다.
“사랑해야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많은 이가 알츠하이머에 걸릴까 두려워한다. 알츠하이머 당사자와 가족은 발병 사실을 인정하고 밝히기 어려워한다. 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는 동정의 시선, 또는 혐오의 시선 아래 쉽게 놓인다. ‘정상적’ 인간에서 벗어난 존재로 취급된다.
그러나 사랑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사랑은 아버지에 대한, 약해진 자들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추동한다. 기독교 윤리학자인 저자는 철학과 신학을 넘나들면서, ‘정상성’에 도전하고 아버지가 여전히 존엄한 존재임을 증명한다.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이해할 수 있고, 그 이해는 다시 그를 긍정할 수 있게 한다. 그렇게 사랑은 앎을 견인하고, 앎은 사랑을 온전하게 한다. 이는 절망에 빠지지 않고, 함께 살아 나가기 위한 “생존의 해석학”적 작업이자, ‘사랑의 해석학’적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
왜 ‘유쾌함’인가? 저자와 아버지가 여전히 살아 삶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삶을 함께하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민의 시선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지 않고 그에 저항하는 저자의 글은 힘차다. 사유하고 사랑하는 에너지가 가득한 이 책은 유쾌하다.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아무리 약해진 자라도 여전히 살아 있다는, 여전히 존엄하다는 선언이다. 동시에, 이것은 ‘인간’을 규정해 온 지배적 담론에 대한 저항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저항은 삶을 경축하는 축제다. 그러므로 저항에는 필연적으로 어떠한 ‘유쾌함’이 내재한다. 독자 역시 약해진 자에 대한 새로운 언어, 새로운 해석학을 접하며 힘 있게 읽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주요 독자
‧ 치열하고도 유쾌한 삶이 담긴 철학적·신학적 에세이를 찾는 독자
‧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학을 알고 싶은 독자
‧ 돌봄 당사자 및 관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