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Magazine 「P」 박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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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P에 새로운 편집자가 합류했습니다. 하나하나 성실히 일을 배우고 있는, 박도준 간사입니다. 책을 만드는 일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어떤 책을 즐겨 읽는지, 어떤 편집자가 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며,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 읽어 볼까요?
“차근차근 레벨업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P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박도준 파릇파릇한, 무려 30대 신입 새싹 편집자입니다.(웃음) MBTI에서 I(내향 성향)가 매우 높은 ‘극내향인’이기도 해서 인터뷰를 부탁받았을 때 한편으로는 큰 부담을 느꼈지만, 서면으로 나간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편집자 P 편하게 이야기하시면 제가 잘 정리해 보겠습니다.(웃음) 입사하기 전에는 어떤 일들을 하셨어요?
박도준 한국성서학연구소에서 준전임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단행본과 계간지 교정·교열을 맡은 적이 있고, 다른 기관에서는 아동부 교재 집필과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입사하기 직전에는 교회 사역을 하고 있었어요.
편집자 P 오늘이 입사한 지 딱 한 달이 된 날이네요. 시간이 금방 지나갔을 수도, 반대로 잘 안 갔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박도준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어요. 다들 따뜻하게 환대해 주셔서 잘 적응했고요. 분위기와 업무를 파악하면서 보낸 처음 며칠은 정신없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는데, 본격적으로 일을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시간이 점점 빨리 가더라고요.
기독교 출판계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제가 이 세계에서 ‘신생아’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현재는 『누구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날이 있다』라는 책의 책임편집을 맡아 업무를 익히고 있는데, 한 권을 끝내고 나면 그래도 어린이집에 들어갈 정도는 되지 않을까요.(웃음) 2-3년 뒤, 또 5년이나 10년 뒤 좋은 편집자가 되어 있기를 기대하면서 차근차근 레벨업하고 있습니다.
“책 만드는 일이 제일 잘 맞을 것 같았어요”
편집자 P 어쩌다 IVP에 오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박도준 기독교 출판과 문서 사역에는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생 때 하나님을 더 잘 알고, 더 잘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는데 책과 글을 통해 큰 도움을 얻었죠. 군대에서도 책 만드는 일을 몇 번 했는데, 에너지는 많이 들었지만 재미가 있었어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책 만드는 일을 더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IVP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죠.
편집자 P 채용 공고를 홈페이지에서 직접 보셨다고 했죠?
박도준 네. SNS를 통해 채용 공고를 접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제가 SNS를 활발하게 하는 편은 아니라서요. 홈페이지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이렇게 아날로그적인 사람도 의외로 있습니다.(웃음)
편집자 P IVP 홈페이지 방문자가 생각보다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여기에도 한 분 계셨군요. 그런데 출판사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특히 편집자를 생각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박도준 사실 예전에 IVP 마케터 채용 공고를 보고도 고민을 잠시 했지만, 기본적으로 책을 만드는 일 자체를 좋아하니까 편집자라는 직무가 제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디자인 쪽은 제가 기술자가 아니기도 하고요.
편집자 P 저도 예전부터 책을 좋아했지만, 막상 편집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직접 출판사에 와서 보니 어떠셨어요?
박도준 저 역시 출판사에 와서 알게 된 게 많아요. 오기 전에도 편집자가 교정·교열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기획부터 편집, 저자와의 소통까지 아우르며 책을 만드는 일을 한다는 정도는요.
그런데 와서 보니까 정말 ‘종합 예술’에 가깝더라고요. 책의 판형을 결정하고, 종이를 고르고, 디자인을 고민하는 것을 포함해서 신경 써야 할 것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입사하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것들을 고민하게 되었죠.
편집자 P 제 경우에는 책을 고르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베스트셀러인지, 유명한 책인지 신경 쓰지 않고 관심사 위주로 봤다면, 출판사에 온 뒤에는 ‘이 책은 지금 어떤 위치에 있지?’ 같은 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입사하기 전에는 ‘세일즈 포인트’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고요.
박도준 정말 그런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요즘 부쩍 하게 됩니다. 좋은 내용이 당연히 우선이지만,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사람들이 그런 책이 있는지조차 모르면 의미가 없잖아요. 저는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진정성 있는 음악을 추구하려는 여주인공과, 물론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우선 사람들이 들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남주인공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출판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도 IVP 책이었어?”
편집자 P 처음 읽은 IVP 책은 기억나세요?
박도준 사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요. IVP가 오랫동안 많은 책을 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것도 IVP 책이었어?’ 했던 책이 정말 많았어요. 『내 마음 그리스도의 집』이나 『차마 신이 없다고 말하기 전에』, 『사귐의 기도』 같은 책들이요. 그래도 하나 생각나는 건 고등학생 때 친구가 선물해 준 제임스 에머리 화이트의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 사랑하기』예요. 제목처럼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배웠던 인상적인 책이었습니다.
편집자 P 학창 시절부터 신앙 서적을 많이 읽으셨나 봐요?
박도준 많이 안 읽었으니까 기억나는 거예요.(웃음)
편집자 P 겸손하시네요.(웃음) 가장 좋아하는 IVP 책도 몇 권 알려 주세요.
박도준 대학생 때는 유진 피터슨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다윗의 이야기가 굉장히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게 다가왔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는 김근주 교수님의 『특강 이사야』에서도 영향을 많이 받았고요. 원래는 조직신학 쪽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성서학에도 관심이 생기던 시기에 읽었어요. 학문적으로 탄탄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잘 쓰인 책이라 성서학, 구약학의 맛을 느낄 수 있었죠.
“다방면으로, 관심이 생기는 대로 읽습니다”
편집자 P IVP는 다양한 주제와 저자의 책을 내잖아요.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도 있나요?
박도준 신학에서는 성서학 쪽에 관심이 많고, 신학과 과학의 대화 같은 주제도 찾아봅니다. 사실 저는 좀 다양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때그때 관심이 생기는 스타일이에요. 한강 작가님이 노벨상을 받으면 작품을 찾아 읽고, 〈오디세이〉가 개봉하면 갑자기 관심을 갖고요.
편집자 P 그럼 이제껏 읽은 책 가운데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거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책도 있을까요?
박도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면서 읽은 E.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가 기억에 남아요. 역사를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잖아요. 신학을 하는 사람이나 성경을 읽는 신앙인에게도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텍스트가 쓰인 ‘그때 거기’와 ‘오늘 우리’의 현실 사이에서 계속 대화하고 연결해 가는 일이니까요. 텍스트와 오늘의 상황을 연결해서 생각하는 데 영향을 준 책입니다. 한병철의 『피로사회』도 기억에 남고요. 저 역시 현대 사회 안에서 계속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자기 착취를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제 모습을 돌아보게 해 줬습니다. 박총의 『읽기의 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읽는 기쁨과 즐거움을 다시 느끼게 해 준 책이고요.
“저자와 독자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어요”
편집자 P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떤 편집자가 되고 싶으세요? 혹은, 출판사에서 해 보고 싶은 일이나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박도준 계속해서 완성되어 가는 편집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신입이고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제가 만드는 책을 통해 계속 자라가고, 그 책을 읽는 독자들과도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리를 놓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자와 독자 사이, 신학이라는 학문과 교회라는 현장 사이, 앎과 삶 사이를 연결하고 싶습니다. 성경의 세계와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사이에도 다리를 놓고 싶고요. 편집자의 일이 그런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편집자 P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이 있나요? 정정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말씀하셔도 됩니다.
박도준 〈오디세이〉 보셨나요? 거기에 ‘마음대로 보태도 돼요’라는 대사가 나오더라고요. 정정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