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느린 배움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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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일(IVP ‘톰 라이트를 처음 만나는 4주’ 북클럽 참가자)
오늘날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빠르고 편리하게 지식과 정보를 얻는 방법은 계속 늘어나지만, 책 읽기는 여전히 지극히 능동적이고 느린 배움의 과정에 머물러 있습니다. 시간을 들이고, 눈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며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야 하며, 때로는 멈춰 서서 생각하고, 앞부분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혼자라면 힘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톰 라이트 입문 북클럽은 함께이기에 이 과정을 완수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우선, 지역적 한계를 넘어 참여할 수 있는 줌(Zoom)을 활용한 이번 북클럽은 지방에 있는 저에게 지나칠 수 없는 초대였습니다. IVP가 좋은 책을 꾸준히 발간하면서 독자들과 다양한 만남의 행사를 이어 가고 있지만, 온라인 기반의 활동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참여하기 어려웠기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만 얻을 수 있는 현장감은 줄어들 수 있지만, 이번 북클럽을 시작으로 이런 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톰 라이트 입문 북클럽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주제를 한 권의 책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 저자의 여러 책을 연결해서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한 권의 책을 함께 읽을 때도 참여자의 시선은 다양하기에 이를 나누는 장점이 있지만, 세 권을 연이어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책과 책 사이로 흐르는 저자의 관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점은 무척 유익했습니다. 특별히 톰 라이트의 책은 특유의 스토리 전개 때문에 한 번 흐름을 놓치면 헤매기 쉬운데, ‘이것이 ○○이다’ 시리즈를 연이어 살펴봄으로써 평신도의 관점에서 톰 라이트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말하는 ‘성경을 큰 그림으로, 혹은 내러티브로 보자’는 메시지도 조금은 이해가 갔고, 한편으로 왜 그 메시지가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대다수의 IVP 도서 뒷날개에 실려 있는 ‘함께 읽을 만한 추천 도서’는 항상 저를 깊은 독서로 안내해 주기에, 이번과 같은 ‘한 저자, 여러 책’의 방식을 비롯하여 이후에는 ‘한 주제, 여러 저자’로도 확장될 수 있다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개별 책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시대적·신학적 배경이 다른 여러 저자의 생각을 한 주제라는 공통 분모에서 출발하여 살펴보면 서로 다른 생각이 어떻게 파생되며 어디에서 만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재미난 발견이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지금 시대의 관점에만 치우치지 않고 좀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북클럽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바일 접속 환경에서는 강의 슬라이드에 글이 많을 경우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평일 저녁 시간이므로 퇴근길이나 직장 등 바쁜 일상 중에 시간을 쪼개어 접속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기에, 이를 고려하여 가능하면 핵심 문장이나 키워드 중심으로 슬라이드가 좀 더 단순하게 구성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 시장에서, 더욱 살아남기 힘든 기독교 출판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고 있는 IVP를 응원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드는 시대에, 좋은 책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그 책을 발견하고, 읽고, 함께 생각하도록 돕는 일도 출판사의 중요한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북클럽이 한 번의 프로그램으로 끝나지 않고 IVP만의 독서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합니다. 저자와 독자를 잇고, 홀로가 아니라 함께 책으로 향하도록 이끄는 이 활동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