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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안 교수가 말하는 앨빈 플랜팅가(강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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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플랜팅가는 영미 분석철학 전통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철학자입니다. 그는 1957년 예일 대학교에서 철학 강사 생활을 시작하여 1958년부터 1963년까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웨인 주립대학교에서 철학 교수를 지냈고, 1963년부터 1982년까지 자신의 모교 캘빈 칼리지에서 교수를 지냈습니다. 1982년부터 2010년까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에 있는 노터데임 대학교에서 오브라이언 석좌교수를 지냈으며, 은퇴 후에는 다시 캘빈 칼리지로 돌아와 해리 젤레마 석좌교수가 되어 몇 년간 가르쳤습니다. 플랜팅가는 미국 철학회 회장과 미국 기독교철학자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고, 기포드 강좌를 두 번(1987, 2005)이나 맡았을 뿐 아니라 그 외에도 30여 곳에서 특별 강의를 하고 세계 각지의 8개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는 18권의 저서와 150여 편의 논문을 썼습니다.

 

철학자로서 플랜팅가의 기여는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을 탐구하고 변호한 일입니다. 신과 타자의 정신들(God and Other Minds, 1967)필연성의 본질(The Nature of Necessity, 1974)에서 플랜팅가는 하나님의 존재를 수용하는 기독교 신앙이 비합리적이지 않음을 변호하였고, 자유(God, Freedom and Evil, 1974)에서는 악의 존재로부터 무신론을 이끌어 내는 논변에 대항해서 그의 유명한 자유의지 논변을 펼쳤습니다. 1984년에는 그의 논문 이성과 하나님을 믿는 믿음”(Reason and Belief in God)에서 개혁주의 인식론의 기초가 되는 논변들을 펼치기 시작하여 마침내 그의 3부작 보증: 현재의 논쟁(Warrant: the Current Debate, 1993)보증과 올바른 기능(Warrant and Proper Function, 1993), 그리고 보증된 기독교 믿음(Warranted Christian Belief, 2000)에서 그의 인식론을 완성합니다. 2011년에는 과학과 신앙의 관계를 다루는 갈등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가(Where the Conflict Really Lies)를 출판했습니다.

 

플랜팅가는 예일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마칠 때 사르트르와 카뮈 등 당시 유명했던 실존철학자들의 윤리학에 관한 논문을 썼습니다. 말하자면, 오늘날의 통상적인 분류를 따르면 유럽 대륙철학을 논문 주제로 삼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웨인 주립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이른바 분석철학을 하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이 방법론을 익히게 되고, 분석철학 방식으로 철학 문제에 접근하게 됩니다. 캘빈 칼리지로 옮긴 뒤에는 화요토론회를 철학과 교수들과 함께 시작하여 여기서 교수 상호 간의 철학 훈련을 하게 됩니다. 이 작업에 함께한 사람이 플랜팅가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철학자 니콜라스 월터스토프입니다. 그런데 월터스토프가 (인식론과 존재론, 철학신학과 종교철학 관련 작업을 많이 했지만 이 가운데 특히) 예술철학과 정치철학, 그리고 심지어 예배철학에 이르기까지 주로 실천철학에 크게 기여한 반면, 플랜팅가는 형이상학과 철학신학, 그리고 인식론을 중심한 이론철학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이 노력과 수고를 인정받아 플랜팅가는 마더 테레사, 조너선 삭스, 장 바니에, 달라이 라마, 그리고 한국의 한경직 목사님 등이 받은 바 있는 종교계의 노벨상인 템플턴상을 2017년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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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플랜팅가(1932~)
 


10년 전까지만 해도 플랜팅가는 암벽등반을 취미로 즐겼습니다. 이 책에 산과 등반에 관한 예가 나온 것은 그의 취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다녔던 북미 기독개혁교회(Christian Reformed Church)를 떠난 적이 없고, 어느 지역으로 가든지 이 교단의 교회에서 소박한 봉사자로 평생을 보냈으며, 지금도 예배 참석을 삶의 기쁨 가운데 한 부분으로 누리고 있습니다.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분이지만, 학부 때 잠시 하버드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하늘이 열리는 체험을 한 뒤로는 신비적인 체험도 적지 않게 했습니다. 특히 산에서 혼자 텐트를 치고 지낼 때 하나님의 임재를 실제로 종종 경험한다는 이야기를 2009년에 서강대학교 강연차 방한했을 때 저와 북한산을 오르면서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제 대학과 학회 활동을 벗어나 캘빈 신학교와 캘빈 칼리지가 자리잡은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그의 아내와 함께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월터스토프도 작년에 이 도시로 돌아와 살면서 두 사람은 가끔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앨빈 플랜팅가의 <지식과 믿음>에 실린 강영안 교수의 해설 중 일부입니다.

IVP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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