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제이미 라스무센)
관련링크
본문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 서문
나는 2003년 봄에 래리 크랩 박사를 처음 만났다. 그의 혁신적 저서『영적 가면을 벗어라』(Inside Out, 복있는사람 역간)는 1980년대 후반 신학교에 있던 내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저술을 통해 오랜 세월 여러 번의 힘든 시기를 이겨 내도록 도와준 장본인과 얼른 만나고 싶었다. 당시 내가 목회하던 교회에 래리의 아들이 출석하고 있었기에, 그의 주선으로 우리는 골프 한 라운드를 같이 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높이 존경받는 ‘크랩 박사님’과 같은 카트를 탈 수 있도록 짝을 맺어 주기까지 했다. 나는 두 가지 면에서 초조했다. 우선 래리와 대화를 나누며 네 시간 반을 보내야 한다는 예상 때문에 초조했다. 나는 래리 앞에서 너무 부족해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대부분 읽은) 그의 책들은 전부 성경적으로 알차고, 생각을 자극하고,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만큼 마음을 파헤친다. 나는 고등학교 신입생이 대학생 훈련에 참가하도록 초청받았다가 최고의 운동선수와 짝이 되고 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흥분과 불안이 동시에 느껴졌다. 이것은 두 번째 초조함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날 멋진 골프 경기를 하고 싶었다. 남자들은 대개 공통의 취미와 관심사를 통해 서로 호감을 갖게 된다. 자동차, 운동, 수제 맥주 제조기, 액션 영화, 심지어 골프까지. 나는 래리가 골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고, 좋은 첫 인상을 남기고 싶었다.
1번 홀. 첫 번째 티박스. 내가 마지막 순번이었다. 나는 볼을 올려놓으며 늘 하던 대로 혼자서 되뇌었다. ‘머리는 숙이고, 왼쪽 팔은 펴고, 가볍고 깔끔하게 스윙.’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까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볼은 1미터 이상 날아가지 못했다. 그때까지 내가 쳤던 최악의 퍼스트샷 가운데 하나였다. 나는 래리와 다른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 달라고 오늘 아침에 주님께 기도까지 드렸는데, 소용이 없네요!” 그들은 (어색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측은한 웃음으로 반응했다. 나는 래리와 함께 카트에 오르며 생각했다. ‘첫 인상은 물 건너갔군.’
몇 년 후 래리는 그 첫 번째 티에서 일어난 일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해 주었다. 그는 실패를 좋아했다. 그는 응답되지 않은 기도에 대해 설명하기를 좋아했다. 그는 나의 욕망과 두려움을 실토하는 진실한 고백을 좋아했다. 그는 내가 친 볼이 겨우 1미터밖에 날아가지 못한 그 순간 내가 느꼈던 약간의 굴욕감까지 좋아했다. 래리는 이런 일들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그가 다른 사람의 곤경을 보고 기쁨을 맛보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상심에서 하나님을 가장 또렷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상심 속에서 하나님을 가장 예리하게 경험한다.
이 책은 상심 한가운데서—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을 때—당신이나 내가 하나님과 어떤 일을 하는지를 다룬다. 우리는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그분께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우리 앞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다. 우리는 영적인 자동 조종 장치를 켜고, 한동안 관성을 따라 움직이면서, 사실상 하나님을 뒤로 제쳐둘 수 있다. 선의를 품은 많은 사람이 오늘날 이렇게 한다. 또 하나의 선택지는 뒤죽박죽인 우리의 삶에 더 잘 들어맞도록 하나님에 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납득하도록 도와주는 패러다임에 하나님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할 수도 있다. 이것도 하나님을 따르는 선량한 제자들 다수가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길이다. 우리가 씨름해야 할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하나님을 이해할 수 없을 때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할까?
래리는 답을 가지고 있다. 전율하고 신뢰하라. 내가 이 두 단어를 함께 연결 짓는 경우는 드물다. 내 경험을 돌아볼 때 나는 전율하거나 아니면 신뢰한다. 나는 두려움을 가지거나 믿음을 가진다. 나는 인생의 역경 속에 가라앉거나 솟아올라 믿음을 가진다. 전율하는 동시에 신뢰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래리가 주장하는 바다. 우리가 염원하는 대로 하나님을 경험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겸손한 영혼의 전율에다 마음을 다하는 믿음을 적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 책이 우리를 데려갈 길은 수월한 길이 아니다. (우리 중 대다수가 기피하는) 하나님에 관한 까다롭고 위험한 질문을 던지고, 그와 동시에 성경의 깊은 진리를 파고들어 색다르고 새로운 관점에서 하나님을 보라고 우리에게 도전할 이 여행은 심약한 사람을 위한 길이 아니다. 이것은 “저기 저 산에 금이 있다!”라고 외치던 1800년대 최초의 채금광부들의 대열에 동참하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다. 광부들은 산으로 달려가면서 이 여정이 수월하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금을 발견할 가능성을 좇아 달려갔다. 이 책은 좇아갈 만한 값어치를 지닌 저 산의 금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래리에게서 배운 교훈 덕분에 심오한 삶의 변화를 경험했다. 나는 상심 한가운데서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도 아주 형편없는 골퍼지만, 그보다 더 훌륭한 하나님의 사람이요 남편, 아버지, 친구, 목회자다.
제이미 라스무센
스코츠데일 교회 목사이자 How Joyful People Think 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