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쓰는 일

상실의 늪에서 오늘을 건져 올리는 애도 일기

  • 지은이
    정신실 
    면수
    256면 
    발행일
    2021년 06월 24일 
    ISBN
    978-89-328-1838-2 
    정가
    13,000원 
    도서상태
    정상 
    판형
    128*188 
    대주제
    생활영성  
    소주제
    에세이  
    원서명
     
    책 속 문장
    과연 재난 같은 슬픔 앞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조차도 글을 쓰지 않았다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애도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었을까. 어쩌다 내가 글로 숨을 쉬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은총을 혼자 누릴 수는 없으니 엄마 잃은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어떻게든 끝까지 써 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쓰인 글’이 ‘쓰는 글’로 온전히 탈바꿈하는 시점이었다.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의 마음, 엄마 잃은 딸의 마음을 내보여 같은 상실을 경험한 이들과 연결되고 싶어졌다. 이제라도 내 글을 읽으며 뒤늦은 슬픔을 느끼고, 애도의 공간으로 들어갈 누군가를 상정하니 힘이 났다. _‘들어가며’
  • 도서 소개
  • 상실의 무늬를 안고 분투하는 일상,
    치열한 글쓰기로 살아남아 치유를 증언하다

    엄마의 죽음을 오래 준비해 왔다. 늙고 병든 몸의 고통에 갇힌 엄마의 빛나는 영혼이 안타까웠다. 엄마의 영혼을 낡은 몸에서 해방시켜 달라고도 기도했다. 그런데 막상 엄마가 떠난 시간은 예상과는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아무리 많은 죽음으로 연습한다 해도 엄마를 잃는 것은 정말 낯선 슬픔이었다.

    “엄마에 대해 한마디 묻지도 않으면서 무심히 돌아가는 세상이 서럽다. 엄마가 죽었는데 개나리가 피고, 만개한 목련이 달빛에 아름답다니. 엄마가 존재했었다는 것, 그리고 사라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엄마에게 미안하다.”

    그래서 저자는 그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을 살아 내기 위해 글을 썼다. 미안함을 달래고자, 그리움에 압사하지 않으려고, 부재하는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아니 그냥 쓰기라도 해야 살 수 있어서 썼다. 엄마의 장례식과 엄마의 삶에 대해, 사랑하고 미워하며 맺었던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썼다. 상실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일상, 엄마 없이 맞이하는 낯선 하루하루의 적나라한 분투를 치열하게 썼다.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정상성에 대한 강박 없이, 뼛속 어딘가에서 흘러나온 것 같은 이른바 ‘미친년 글쓰기’를 실행했다. 글을 쓰고 나니 비로소 조금 살 것 같았다.

    하나의 슬픔을 다른 슬픔에 잇대는
    마침표 없는 애도의 여정

    글쓰기의 시작은 스스로 숨을 쉬기 위한 몸부림이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글의 독자로 앞세우게 된 존재들이 생겨났다.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애도하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일상으로 돌아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실은 저도 그랬어요….” “더 슬퍼하고 애도했어야 했는데,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뒤늦게 감정이 올라와요….” 저자의 블로그에 연재되던 애도 일기를 읽은 이들의 이러한 ‘인공호흡’ 같은 공감과 슬픔의 연대 속에, 저자는 어느새 자신의 슬픔에서 한발 빠져나와 다른 애도하는 이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부모 잃은 사람인데, 쓸 수 있는 내가 써야겠다. 부모를 잃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고, 그렇게 쉽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빨리 정상화되지 않았어도 된다고, 이제라도 얼어붙은 감정 몇 조각 녹여 내는 것이 좋다고 떠벌이고 싶다. 내 안에 아직 다 울지 못한 어린아이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고 허용해 주며 나와 연결된 당신에게도 그러자 하고 싶다.”

    누구나 죽음을 겪지만, 모두가 죽음 앞에서 어쩔 줄 모른다. ‘천국 갔으니 괜찮다’는 식의 피상적이고 종교적인 언어,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제 그만 슬퍼하라’는 무심한 말들 속에 충분히 슬퍼하지 못한다. 그러나 저자는 애도가 “끝이 없는 것, 위로할 수 없는 것, 화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자크 데리다의 말을 빌려, 결코 끝나지 않을 애도의 여정을 앞장서서 걸어간다. 그리고 읽는 이에게도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상실의 늪에서 건져 올린 오늘,
    함께 울고 함께 나아가는 치유에의 초대

    『슬픔을 쓰는 일』이라는 제목처럼, 상실이 할퀸 슬픔과 고통을 글로써 절절히 쏟아 놓은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애도 일기이기도 하지만 읽는 이를 치유하는 글쓰기로 안내하는 초대장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과 경험을 통과하며 애도에 관한 책들을 읽고, 생생한 언어로 고통의 시간을 치열하게 기록했을 뿐 아니라 끝내 이 상처의 기록을 책으로 내놓으면서, 저자는 자신의 글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의 마음에 다가가 온전히 슬퍼하고 다시 살아 낼 힘을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 저자의 바람대로, 또한 이 글을 먼저 읽고 추천사를 쓴 이들의 다음과 같은 증언처럼, 이 애도 일기가 상실의 늪에서 오늘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작은 희망이라도 건져 올리게 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 지은이 & 옮긴이 소개
  • 정신실
  • 일찍 마주한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통, 부조리, 상실을 느끼는 감각이 예민하다. 그 예민함을 글로 다스리며 살고 있다. 음악심리치료사로 발달장애 아이들의 비밀 같은 마음에 노래로 노크하는 일을 오래도록 해 왔다. 직업으로서의 심리치료와 상담, 마음에 대한 글쓰기는 모두 영적 성장에 대한 갈망에서 비롯한 것임을 뒤늦게 깨닫는다.
    인간의 고통은 수선이 필요한 손상된 자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 진정한 자신과의 연결이 끊어진 소외된 영혼에서 기인한다는 신념으로 ‘정신실마음성장연구소’를 운영한다. 마음의 벗들과 연대하여 연구하고 상담하는 치유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오우~ 연애』 『와우 결혼』(공저) 『커피 한 잔과 함께하는 에니어그램』(이상 죠이선교회), 『토닥토닥 성장 일기』 『나의 성소 싱크대 앞』(이상 죠이북스), 『연애의 태도』(두란노), 『학교의 시계가 멈춰도 아이들은 자란다』(공저, 우리학교), 『신앙 사춘기』(뉴스앤조이) 등이 있다.
  • 목차
  • 들어가며
    나쁜 딸이 드리는 사랑의 기도

    1부 숨 쉬기 위해 쓰다
    세상에서 가장 긴 장례식│미친년 글쓰기│그러니까 써요, 언니│곁│엄마, 몸│엄마가 죽었거든요│오늘이라는 저주│엄마의 딸의 딸의 기도│마지막 말

    2부 슬픔의 깊은 연대
    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사오며 1│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사오며 2│몸이 다시 사는 것을 믿사오며 3│연결│슬픔의 연대│따뜻한 국물│분노를 위한 시간│창피했던 엄마, 창피한 나│언어, 빛나는 삶의 비밀

    3부 그리움의 노래
    허무의 강, 떠오르는 것들│영예로운 퇴장, 6남매의 엄마│몸이 슬프다고 말할 때│찔레꽃, 그리움의 노래들│음식, 마음의 위로

    4부 삶으로 남은 유언
    고아 의식│고아 의식, 아들│고아 의식, 딸│유산, 돈│예배, 삶으로 남긴 유언│합장, 그리고 탈상

    벚꽃 엔딩: 끝나지 않는 애도를 향하여
    애도의 계절을 함께 지나온 책
    추천의 글
  • 추천사
  • ⦁“읽는 동안에는 나의 아픔과 상실의 기억이 소환되어 공감을 느끼고, 다 읽고 나니 심하게 깨어져 울고 난 후처럼, 아픈 마음이 말갛게 씻겨 있음을 느낍니다.” _김영봉 목사

    ⦁“상처는 어떤 과정을 통해 인간을 성장시키는지 지켜보면서 저도 못다 한 부모 상실의 애도를 다시 할 수 있었습니다.” _박미라 작가

    ⦁“너무나 정직해서 서럽게 아름다운 이 고백들은 읽는 이의 마음에 길을 내어 자신의 상실을 마주할 용기를 북돋우어 줄 것입니다.” _박정은 수녀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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