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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이고 예언자적인 상상과 행위의 요청(랍비 나훔 워드-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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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_ 추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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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 _ 코로나 시대 성경이 펼치는 예언자적 상상력




월터 브루그만이기에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 인구의 대부분은 지난 6주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심각한 위기를 맞아 힘겨운 싸움을 해 왔다. 브루그만은 이 짧은 기간에 심오하고 통찰력이 풍부하며 유용한 책을 썼다. 이 책은 성경의 의미심장한 지혜를 제시함으로써, 현재의 위기에 맞서는 데 진정한 도움을 주고 조언을 들려준다브루그만은 오랫동안 성경의 지혜를 전달하는 심오한 전거(典據) 역할을 해 왔다. 두 세대가 넘는 세월 동안, 그는 오늘날의 이슈들과 도전들에 대응하여 구약성경의 통찰들을 훌륭하게 제시해 주었다. 당신이 손에 든 이 작은 책은 영적·심리적·사회적·정치적 측면에서 지침을 제공하는 매우 귀중한 자료다. 지금 주변 이곳저곳에서 발견되는 죽음과 파멸로부터 우리가 어떻게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지 알려 주기 때문이다.


나는 유대교 랍비로 평생 히브리어 성경(구약성경)을 연구해 오면서, 성경의 지혜가 내가 이제까지 살아왔던 다른 어떤 시기보다 바로 이 시점에 더욱더 적실하며 강력하게 말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 위기의 순간, 우리가 이전에 알던 세상이 이미 지나갔음을 절실히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제 지난날로 되돌아가는 길은 없다. 지금 인류는 긴급하고 힘겨운 배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차분히 옛 세상을 단념하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모든 생명체가 번영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빚어낼지를 배워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그 배움의 여정을 위한 지혜를 찾기 위해, 나는 히브리어 성경으로 거듭 되돌아간다


구약성경의 책들, 특히 토라(모세오경)와 선지서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절박한 요구들에 응하여 수집되고 편찬되었다. 이스라엘은 주전 6세기에 바빌로니아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자 포로로 끌려가서 극심한 고난을 겪어야 했다. 구약성경의 이 책들은 사람들이 알고 있던 세상이 이미 사라졌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도와주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거룩하다고 여겨진다. 그렇기에 이 책들은 우리 시대에 닥친 재앙이라는 도전에 맞서게 도와주는 필수적 통찰들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브루그만의 이 새롭고 시기적절한 책은 이와 같은 구약성경의 귀중한 통찰들을 풍부하게 탐구한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재난의 상황에서 브루그만은 구약의 선지자들이 재난 한가운데서 들었던 것과 동일한 부름을 듣는다. 곧 살아 계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라는 부름이며,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와 더 친밀하고 더 배려하며 서로 유익이 되는 관계를 맺으라는 부름이다. 오랫동안 브루그만의 사고의 핵심을 이루어 온 성경의 언어 안에서, 바이러스가 가져오는 파괴적인 결과들은 곧 우리에게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새롭게 하라고 촉구하며, 그 관계 안에서 우리가 부여받은 여러 책임들을 새롭게 다시 실천하라고 촉구한다.


언약 관계에 대한 브루그만의 논의는 어떻게 인류가 이 재앙을 통과해서 더 생산적이고 포괄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탐구를 열어 준다. 나는 이 책에서 심지어 재앙의 한가운데서도 자비로써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감동했다. 또한 인류에 대해 견고하고 한결같은 유대감을 품으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소망을 품게 되었다. 그와 같은 유대 관계에 근거해서, 하나님은 심지어 또한 특별히 재앙의 한가운데서도 사랑과 관대함과 환대를 향해 나아가고자 열망하는 인류를 도우신다. 한결같이 인류의 편에 서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브루그만의 이해는 전 세계적 유행병 속에서도 계속해서 희망을 품고 행할 수 있는 강력하고 영속적인 기초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의 4(‘바이러스 한가운데서 기도하기’)은 특별히 내 기도 생활에 중요한 도움을 주었다. 브루그만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더 깊이 의식하고 그 관계에 집중하게 하는 최우선의 방법으로 기도를 설명한다. 기도 안에서 우리는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며, 기도 안에서 그 관계를 작동하게 한다. 기도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자비와 우리를 향한 견고한 유대감을 더 잘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도할 때 우리의 요청이 승낙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의 언약 관계가 잘 작동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되기를, 본질적으로 재난을 재맥락화하는그 관계 자체를 기대하게 된다.


시편 77편에 대한 브루그만의 묵상은 우리를 문제의 핵심으로 데려간다. 그는 현재 재난에 직면한 우리에게 요구되는 방향 전환에 초점을 맞춘다. 곧 보잘것없는 자아(the small self)로부터, 하나님 안에서 발견되는 더 위대한 자아(the larger Self)로의 전환이다. 브루그만의 관점에 따르면, 신비스럽고 알지 못하는 당신(Thou)으로의 이와 같은 전환은 이웃과의 친밀함으로 넘치는 세계, 곧 이웃을 돌보며 그들에게 관대함을 나타내는 공동체를 향해서 담대하고 창의적인 행동을 하도록 인류를 해방시킨다.


마지막 두 장은 새로운 미래를 빚어내도록 우리를 부른다. 코로나19는 억압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알고 경험했던 것, 곧 옛 질서는 불공정하며 그대로 유지될 수 없음을 낱낱이 드러냈다. 6장과 7장에서 브루그만은 하나님이 새 일을 행하시며, 새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위해 인류에게 급진적이고 예언자적인 상상과 행위를 요청하는 이사야서의 약속의 메시지를 들려준다.


이사야서의 찬란한 약속과 함께, 브루그만은 해산의 고통 가운데 있는 여인처럼 신음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사야 선지자의 놀라운 환상을 가리킨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빚어내는 일은 하나님에게 아무 고통 없는 일이 아니다. 나아가 그와 같은 출산은 우리에게도 아무 고통 없는 일이 아니다. 새로운 세계의 도래에는 대가가 필요하다. 그 대가는 옛 창조세계가 실패했다는 것과 그러므로 이를 버리고 단념하며 회개해야 함을 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한 포기는 고통스럽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와 같은 포기와 새로운 출산으로 부름받았다. 브루그만은 살아 계신 하나님과 우리가 맺은 언약은 그것에 기초한 책임을 감당하도록 요구한다는 것과, 동시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비와 변함없는 유대 관계와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어 주셔서 우리가 그 요구를 충분히 이루어 가게 하신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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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그가 쓴 책들도 널리 읽혔지만, 이 새롭고 중요한 책을 통해서 이 시점에 꼭 들어맞는 내 스승의 가르침이 수많은 독자에게 더욱 널리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를 위로하고, 도전하도록 격려하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통과하도록 이끌어 주는 이 귀중한 책에 대해 브루그만에게 진심으로 감사할 것이다.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서

랍비 나훔 워드-레브



*이 글은『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의 추천의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IVP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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